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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커리 vs 일본카레, 세계인이 사랑하는 '카레'의 두 얼굴

by 엑상프로방스 2025. 3. 22.
 

 


 

카레는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식탁 위에 자주 오르는 인기 음식입니다. 향신료의 매혹적인 향, 깊고 진한 맛, 다양한 조합이 가능한 유연함까지…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든 음식이죠. 그런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카레’는 하나가 아닙니다. 특히 인도카레와 일본카레는 이름은 같아도 맛도, 향도, 먹는 방식도 크게 다르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각기 다른 역사와 개성을 가진 인도카레와 일본카레의 차이점을 살펴보며, 카레라는 음식이 어떻게 문화에 따라 다양하게 변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기원과 역사부터 다르다

**인도카레(Curry)**의 기원은 고대 인도 문명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수천 년 전부터 인도에서는 다양한 향신료를 섞어 만든 소스를 ‘카레’라고 불러왔습니다. ‘카레’라는 단어는 원래 인도 타밀어의 ‘카리(Kari, 소스나 조림 요리)’에서 유래했으며, 영국 식민지 시대를 거치면서 전 세계로 퍼져나갔죠.

반면 일본카레는 비교적 역사가 짧습니다. 일본에서는 19세기 말 메이지 유신 이후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영국 해군을 통해 카레가 소개됐습니다. 당시 일본은 인도의 향신료 카레가 아닌, 이미 영국식으로 ‘변형된’ 카레를 받아들였고, 이를 일본 입맛에 맞게 또 한 번 개량해 지금의 ‘일본카레’가 된 것이죠.


2. 향신료의 차이

인도커리의 핵심은 풍부한 향신료의 조합입니다. 강황, 큐민, 고수 씨, 칠리, 계피, 정향 등 10종 이상의 향신료가 블렌딩 되어 각 요리마다 독특한 맛과 향을 냅니다. 그래서 인도카레는 지역마다, 가정마다 맛이 다르고, 육류나 해산물, 채소에 따라 재료 구성도 천차만별입니다. 가히 향신료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죠.

반면 일본카레는 향신료보다는 단맛과 감칠맛이 강조됩니다. 카레루(curry roux)라고 불리는 고형 카레 제품에는 밀가루, 카레가루, 설탕, 간장, 고기 추출물 등이 들어 있어 진하고 구수한 맛을 냅니다. 맵기보다는 부드럽고 달짝지근한 맛이 특징이라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죠.


3. 조리 방식과 식재료의 차이

인도커리는 기본적으로 기름에 향신료를 볶은 후, 양파, 마늘, 생강 등을 넣고 끓여 베이스를 만듭니다. 여기에 토마토나 요구르트를 넣어 산미를 더하거나, 크림이나 코코넛밀크로 부드럽게 만들기도 합니다. 치킨 마살라, 팔락 파니르(시금치+치즈), 빈달루(매운 카레) 등 종류도 매우 다양합니다.

반면 일본카레는 카레루를 물에 녹이고, 감자, 당근, 양파, 고기 등을 함께 끓이는 스튜 형태입니다. 밥 위에 얹어 먹는 ‘카레라이스’ 형태가 일반적이며, 돈가스를 올려 만든 ‘카츠카레’나, 우동 면에 카레를 얹은 ‘카레가락국수’도 인기 메뉴입니다.


4. 먹는 방식과 문화

인도커리는 난(Naan)이나 밥과 함께 먹습니다. 특히 손으로 먹는 문화가 여전히 살아 있는 인도에서는, 손가락으로 난에 카레를 찍어 먹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카레는 메인 요리이자 수많은 요리 중 하나로, 여러 가지 카레를 한 끼에 함께 내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일본카레는 일본식 밥과 함께 1인 1접시로 나오는 간편한 음식입니다. 학교 급식, 가정식, 편의점 도시락까지, 일본인의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대중적인 메뉴로 자리 잡고 있죠. 인도카레가 전통적인 향신료 요리라면, 일본카레는 현대인의 바쁜 일상을 고려한 간편식에 가깝습니다.


5. 글로벌 인지도와 진화

인도커리는 현재 영국, 미국, 동남아 등지에서 매우 인기가 많습니다. 특히 ‘버터 치킨’이나 ‘치킨 티카 마살라’는 세계인이 사랑하는 메뉴가 되었죠. 건강한 향신료와 비건 옵션이 많아 웰빙 음식으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반면 일본카레는 최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에서 점점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부드러운 맛과 다양한 토핑, 그리고 쉬운 조리법 덕분에 간편한 한 끼를 원하는 현대인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있죠.


마무리하며: 카레는 문화다

카레는 단순한 음식이 아닙니다. 각 나라의 역사, 입맛, 식습관, 문화를 반영한 **‘스토리가 있는 음식’**입니다. 인도카레는 향신료로 전하는 천년의 건강 지혜이고, 일본카레는 일상 속 따뜻한 정서를 담은 국민 음식입니다.

혹시 오늘 저녁, 둘 중 하나가 생각나셨나요?
인도의 향신료 향이 끌리신다면 인도커리로, 달달하고 든든한 한 끼가 필요하시다면 일본카레도 좋겠죠.
맛있는 선택은 언제나 우리 몫이니까요!